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네 번째 걸음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네 번째 걸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자기만의 행복을 생산하려는 존재가 아니라 정해진 행복에 다가가려고 애쓰는 사람들은 오히려 소외된다.
행복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관념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것이 아니다.
죽기 전까지 우리에게 부여된 가장 숭고한 사명은 나를 대면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찾아야 하고, 내가 원하는 내가 되어야 한다.
세상을 향해 질문하고 나를 향해 걸어가야 한다.
나를 향해 가는 길은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끊임없이 숙고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렵다.
행복은 추구할 때보다 생산할 때 훨씬 어렵다.
‘해야 하는 것을 하는 것’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보다 더 쉽다.
해야 하는 것은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하는 것은 두려움이 따른다.
감각적 만족과 이성적 사유를 거친 만족과는 차이가 있다.
이성적 사유를 거친 만족, 인간적인 완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기만 해서는 안된다.
자기 생각이 없어지고, 관념으로 사는 사람이 된다.
정해진 것과 정해지지 않은 것, 허용된 것과 허용되지 않은 것, 금지된 것과 금지되지 않은 것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
계속 숙고하면 자기만의 정당성, 자기만의 규율이 생기면서 나를 만든다.
먹고 사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살 수도 있지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각성을 한 사람들은 먹고 사는 것 이상을 꿈꾼다.
생각의 발단은 불편함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데미안에서도 나왔지만 자기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서는 성실성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바람직한 것에 맞추지 말고 바라는 것을 찾아야 한다.
진짜로 산다는 것은 ‘나를 향해 쉼없이 걷는 것’ 이다.
자기를 향해서 부단히 걷는 삶은 이기적인 삶일까?
숙고하는 삶은 이기적일 수 없다.
숙고하면 바라는 것을 향하게 되어 있고, 궁금증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받아 들일 수 있다.
숙고하지 않으면 보기에 바람직해 보이는 것을 하게 되고, 정해진 기준에 갇히고 이기적이고 폐쇄적이게 된다.
외로움은 다른 무엇이 없어서 생기는 약한 마음, 고독은 자기 안에 머무는 것, 자기만 존재하는 것, 굉장히 당당하고 심지어는 오만하기까지 한, 매우 강한 마음저마다 삶은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길이다.
밖에서 주어지는 것은 이미 집단적으로 공유되는 바람직한 것이다.
집단적으로 공유되는 것은 해석하는 방법까지도 이미 마련되어 있다.
반면에 나에게서만 솟아나는 것은 나에게도 비밀스럽다.
내가 바라는 것을 알려면 숙고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게으른 인간이란 존재는 힘들여 자신을 알려고 하지 않고 정해진 것들을 손쉽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