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첫 번째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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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첫 번째 걸음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지금 우리 사회에 ‘돈키호테’가 필요하다.

인간은 건너가는 존재이다.

건너가는 존재란 생각도 몸도 지향도 멈추지 않는 존재이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한다. - 니체

우리가 괴물과 싸우면서 또 다른 괴물이 되는 이유는 싸울 때 가졌던 생각에서 멈춰버리기 때문이다.

계속 이동하는 인간이 살아있는 인간이다.

대답은 멈추는 것이고 질문은 건너가는 것이다.

우리가 건너가려는 곳은 가본 적도 이해해본 적도 없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우리는 공포심 때문에 그곳을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건너가려는 자는 그 위험을 무릅쓴다.

‘돈키호테’는 건너가는 자, 질문하는 자, 이 세상의 주도권을 가진 자의 이야기이다.

건너갈 때 발동하는 용기는 매우 원초적이고 동물적이다.

과학 이론을 수용한 사람은 이미 체계화된 논리에 기대어 과학을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생산하는 사람은 원초적인 호기심, 이성 전의 이성으로 새로운 과학을 창조한다.

수용자를 벗어나 생산자가 되려면 누군가가 내놓은 결과를 받아들이기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원초적 영혼과 용기를 회복해야 한다.

이미 정해진 것, 다른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는 것, 이런 것에 빠지지 마라. 거기에 너는 없다. 너는 어디에 있느냐? 바로 너의 덕, 어머니의 젖을 빨던 그 영혼에 있다. 그것을 회복할 때 비로소 너 스스로의 모험이 가능해진다.

돈키호테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자신을 섬기는 자’이다.

모험을 하려면 자신의 습관과 주위의 시선을 이겨내야 한다.

너 자신을 알고자 노력하면서 네가 누구인지에 대해 눈을 떠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자신의 습관과 주위의 시선을 모두 이겨낸 돈키호테가 진정한 강자이다.

자기가 자기로 존재하지 않고 무리 속에서 구별되지 않는 임의의 무언가로 존재한다면 그건 죽은 것과 다름없다.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

사람은 우리 가운데 한 명으로 존재하면 폐쇄되고 굳어버린다. 다수가 공유하는 관념에 갇히기 때문이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이 ‘덕’이다. ‘덕’은 궁금증이나 호기심으로 드러나며 개방적이다.

우리는 흔히 나로 존재하는 자를 폐쇄적인 이기주의자로 생각하고, 우리로 존재하면 개방적이고 헌신적인 사람으로 생각한다.

실은 오히려 나로 사는 사람이 개방적이다.

호기심과 궁금증이라는 ‘덕’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모험이다.

나로 존재하는 것은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모험을 통해 다음으로 건너갈 수 있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라. 자신을 섬겨라. 모험을 해라. 질문을 해라 - 산초

우선 쭈그러진 심장부터 쫙 펴십시오.

우선 자기가 무엇을 윈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

모든 도덕적, 윤리적 결단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여럿 중의 하나로 존재하는 한 우리는 지적 창의도 예술적 모험도 불가능하다.

내가 누구인지부터 알라는 말은 현실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근본을 바로잡아 현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힘을 기르라는 의미이다.

내가 나를 믿지 않고,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나를 비교하며 살아가려고 하기 때문에 심장이 쭈그러진다.

내가 기준이 되어야 삶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현실에서의 성취도 커진다.